1. 문제의 출발: “생산성이 얼마나 올랐나요?”
Cursor를 실무에 도입한 이후,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은적이 있습니다. 혹은 Cursor를 도입을 결정하기 전 도입의 타당성을 얻기 위해 답을 내야 했던 질문이기도 했습니다.
“Cursor를 쓰고 나서 개발 생산성이 얼마나 올랐나요?”
이 질문에 바로 수치로 답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치만 질문을 하시니 마지못해
음,, 아직 초기 도입단계이고, 완벽하게 ai 구현이 어려워서 생산성은 20~30% 정도 오른거 같아요. 라고 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기존에 개발 시간을 정확하게 계산하고는 있지 않아서 기능 구현 속도, 코드 작성량, 커밋 수와 같은 기존 지표로는 Cursor가 만들어낸 변화를 정확히 설명하기 힘들었습니다.
Cursor가 도입된지 6개월이 훌쩍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Cursor가 영향을 준 지점은 코드 작성 단계 뿐만 아니라, 그 이전이 훨씬 컸습니다.
동료 개발자와 이 질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개발 생산성을 속도가 아닌 의사결정 비용의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2. 기존 개발 생산성 지표가 놓치고 있던 영역
일반적으로 개발 생산성은 다음과 같은 지표로 측정됩니다.
- 기능 1개 구현에 걸리는 시간
- 커밋 수 또는 코드 라인 수
- 배포주기
- QA
실무에서 개발 흐름이 지연되는 주요 원인은 종종 그 이전 단계에서 발생합니다.
- 요구사항이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불확실할 때
- 기존 구조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을 때
- “이게 가능한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상태가 길어질 때
이 구간은 지표로 관리되지 않지만, 의사결정이 늦어질수록 전체 개발 속도는 자연스럽게 느려집니다.
3. Cursor가 바꾼 지점: 구현 이전 단계
Cursor 도입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코드를 더 빨리 작성하게 된 것이 아니라, 구현 가능성을 판단하는 속도였습니다.
Cursor는 이 단계에서 다음 역할을 수행했다.
현재 코드베이스 기준의 구현 접근 방식 제시
구조 변경이 필요한 지점의 빠른 식별
edge case 및 리스크 초안 정리
완전 구현 / 부분 구현 / 대안 UX 시나리오 비교
그 결과, 불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데 드는 탐색 비용이 감소했다.
4. “안 된다”에서 “어떤 조건이면 된다”로
이 변화는 대답의 형태에서도 드러난다.
“지금 구조에서는 어렵습니다” → “이 조건이면 가능합니다”
“리팩토링이 선행돼야 합니다” → “1차 버전에서는 이 수준까지 가능하고, 확장은 이후에”
이는 커뮤니케이션의 변화라기보다 의사결정 구조의 변화에 가깝다.
Yes / No 판단 → 옵션 비교
불가능 선언 → 범위와 조건 제안
5. 이 변화는 지표로 볼 수 있을까?
Cursor의 효과는 단일 KPI로 표현하기 어렵다. 하지만 간접 지표(Proxy Metric)를 통해서는 관찰 가능하다.
- 결정 리드타임: 기획 이슈 생성 → 구현 가능 여부 확정까지의 시간
- 검토 상태 체류 시간: “검토 중” 상태에 머무는 평균 시간
- 방향 전환 비율: 기획 확정 이후 기술적 이유로 변경된 비율
- PoC 없이 합의된 기능 비율: 코드 없이 설명 단계에서 합의된 기능의 비중
이 지표들은 모두 구현 이전 단계의 의사결정 비용을 반영한다.
6. 다시 처음 질문으로
“Cursor를 쓰고 나서 개발 생산성이 얼마나 올랐나요?”
이 질문에 이제는 이렇게 답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코드 작성 속도만으로 본다면 20~30% 정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구현 이전 단계의 의사결정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그보다 훨씬 클 것입니다.
“안 된다”에서 “어떤 조건이면 된다”로 사고가 바뀌면서, 불가능 선언에 머무르는 시간이 줄어들고, 더 나은 대안을 빠르게 제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변화는 코드 라인 수나 커밋 수로는 잴 수 없지만,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진행 속도와 팀의 의사결정 효율성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