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할 용기가 필요하면 : 내가 은행원에서 개발자가 된 방법

내가 은행원에서 개발자가 된 방법

이 글은 이직 권장 글입니다.

첫 직업 선택

나는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스페인어를 부전공 하였다. (정확하게는 환경자원경제학과이고, 학사는 경제학사다.)
한창 배낭여행이라 부르지만 캐리어를 끄는 대학생들의 유럽여행이 유행이던 시절, 22살 즈음에,,, 프랑스에서 나는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임을 깨달았다.
혼자 아름다운 튈르리 정원을 거닐고,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모네의 수련을 보면서 정신적인 풍요로움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나에게 행복감과 만족감을 주는것들을 누리기 위해서는 결국에 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걸 깨달았다.
결국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찾아서 금융권에 입사하게 되었다.

첫 사회생활

입사 첫날 나는 퇴사를 마음먹었다. 직속 선배님이 나에게 처음 해주신 말은 ‘여기왜왔어. 빨리도망가’ 였다.
그때 그 말이 아직도 선명하다. 글로 옮겨적으니, 공표영화스럽지만 무척 따뜻하고 진실된 말이었다.
하지만 나는 첫날임에도 불구하고 떠날 수 없었다. 좋은곳에 취직한다고 좋아하시며, 자취방도 얻어주신 부모님의 얼굴을 눈에 아른거려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무엇이 가장 힘들었을까 되돌아 보면 업무보다는, 조직문화였다. 이해할 수 없는 조직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감사히 여기며 복종해야하는 시스템들이 잔다르크형 인간에게는 견딜 수 없이 힘들었다.
비슷한 업종에 취직한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며 보수적인 금융권에서는 일반적인 모습이라는걸 깨달았고, 다른 금융권으로 이직한다고 해도 똑같이 나와는 맞지 않을걸 알았다. 입사 후 첫 1년은 그렇게 울고, 지쳐 쓰러져 자고, 출근하고를 반복하다보니 지나갔다.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뭐가 있을까

조직문화에 얽매이고 싶지 않았다.
내가 사는 지역, 나라, 언어에 얽매이지 않고 당당하게 살고 싶었다.
그럴려면 기술이 필요했다. 내가 지금 배워서 밥벌이를 할 수 있는게 무엇이 있을까 용접, 도배, 코딩,, 내가 알바를 했던 경험을 꺼내어 보면 나는 빠릿빠릿하게 몸으로 하는건 잘 못했다. 그래서 식당, 서빙 같은 알바는 시도도하지 않았다. 그러면 코딩을 해볼까.
코드잇에서 1년짜리 코딩패키지를 끊었고 퇴근 후에 무언가를 할 의지가 있는 날이면 파이썬으로 알고리즘을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
처음 hello world를 찍고, 피타고라스 문제를 풀었을때의 그 쾌감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나 좀.. 천재인가? 그렇게 1년을 하다보니, 이걸 내 업으로 삼아도 되겠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 확신을 얻고 나니 퇴사를 말할 용기가 생겼다.
나는 이 방법을 매우 추천한다. 나의 꿈과, 취미, 방향성을 갖고 나니, 회사에서의 일상들도 무겁지 않게 되었다. 나는 개발자가 될꺼니깐 괜찮아 마인드가 되었다. 일과 삶의 밸런스가 생긴 느낌이었다. 회사는 더이상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떠난자리도 아름다워야 한다.

좋은 마무리가 무엇일까 과거의 나를 회상하며 내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그럴러면 어떻게 해야할까. 후회없는 선택. 완벽한 선택을 해야한다. 완벽한 선택이란건 미래의 내가 만드는 것이다. 완벽하지 않은걸 완벽하게 하는건 온전히 나의 몫이다.
엣지케이스를 줄이기 위해 P인 내가 이번만큼은 퇴사 준비 체크리스트를 만들었고 계획을 세웠다. 이 리스트는 시간순이다.

 1. 개발자 직무 및 개발 공부계획 세우기 
 2. 자금 계획과 취업 목표 기간 정하기 
 3. 퇴사일 정하기 
 4. 부모님께 말하기 
 5. 직속 상사에게 퇴사의사 밝히기 
 6. 맡고있던 업무 잘 마무리하기  
 7. 동료들과 작별인사 하기
 8. 자취방 정리하기

1. 개발자 직무 및 개발 공부계획 세우기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개발자는 크게 백엔드와 프론트엔드가 있다고 했다. 백엔드는 python이나, java를 다루고, 프론트엔드는 html, css,javascript로 화면을 만드는 일을 한다고 했다. 물론 나는 내가 그동안 해왔던 파이썬이 익숙하긴 했지만, html로 화면을 직접 구현했을 때의 성취감이 더 컸기 때문에 프론트엔드로 직무를 정했다.
그 다음 부트캠프를 정해야했다. 부트캠프가 우후죽순 생겨나던 시기여서 그만큼 선택지도 많았다. 부트캠프 선택기준은 비용,기간, 커리큘럼, 위치 이었다. 퇴사 후 재취업까지 공백기 없이 취업까지 이어지고 싶었기 때문에 클래스가 시작하는 시간이 퇴사일과 맞아 떨어져야 했고, 비용은 과도하게 비싸지 않아야 했으며 (적으면 300만원 ~ 800만원까지 존재했다.), 실무에 도움되는 커리큘럼이어야 했다.
부트캠프의 경우 시험을 보고 들어가는 경우도 있어서 떨어졌을 때에 대비해 a,b,c안까지 정해두었다.

2. 자금 계획과 취업 목표 기간 정하기

이미 경제적으로 독립을 해버려서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학원비와 생활비를 충당해야 했다.
새로운 분야, 학문에 대해 배우는거기 때문에 아르바이트와 병행하면 몰입도가 떨어질거라 생각해서 버틸 수 있는 백수기간을 계산하였다. 학원비는 퇴직금으로 낸다고 가정했을때. 부트캠프 3개월을 포함한 10개월 정도는 백수로 지내도 된다는 계산이 나왔다.

3. 퇴사일 정하기

인터넷에 퇴사일 추천 날짜를 검색해가며 계산기를 두드려봤을때, 나에게는 3월이 적합했다. 각종 성과금과 함께 가장 많은 퇴직금을 받을 수 있었다. 부트캠프 시작 날짜와도 일치했다.

4. 부모님께 말하기

퇴사 후 자취생활을 유지하면 생활비도 많이 나갈 뿐더러, 퇴사한 회사근처에서 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본가로 들어가야 했다. 그럴려면, 부모님을 먼저 설득해야했다. 부모님이 나의 입사를 누구보다 좋아하셨기 때문에…
발표 날짜는 부모님의 기분이 가장 좋은 날짜로 정했다. 동생의 대학교 합격날이 딱이었다.

5. 직속 상사에게 퇴사의사 밝히기

지금 생각하면 무슨용기로 회사에 말했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때 용기가 참 대단했던거 같다. 뭔가 불만을 다 말하고 가기보다. 좋게 잘 정리하자는 마음이 컸다. 업계는 레퍼런츠 체크가 난무하는 곳이기 때문에…
나머지 6,7,8번은 스무스하게 잘 진행되었다.

어느덧 4년차 개발자가 되었다.

많은 개발자 분들이 코딩을 게임에 비유하곤하는데, 나도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잠도못자고, 꿈에서도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뭐냐면

이직 두려워 하지 말라. 날아오는 공을 허겁지겁 쳐내지 말고, 내가 직접 공을 쳐내어 보자. - 실패를 통과하는 일 이 일이 맞을지 확신이 없거나 고민이 된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지금 당장 시작해 보자. 나의 꿈과, 취미가 있으면 일과 삶의 밸런스가 생긴다. 회사는 더이상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니게 되었다. 취미도 그렇다. 하다가 안맞으면 다른 취미를 찾으면 된다. 괜찮다. 나는 아침에 출근할 곳이 있으니깐. 먹고 사는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